별의 Life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하 기계실에 설치된 집수정 배수 시스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배수 시스템은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설비입니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건물 지하실의 침수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도 합니다. 






1. 기계실 침수 사례



필자는 위와 같은 것을 겪었습니다.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온 것이지만 실제로 필자가 겪은 것과 유사합니다. 먼저 기계실은 완전히 침수되어 수영장이 되어 있었고 전기실은 물이 문턱까지 차올랐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전기실까지 침수될 위기였습니다. 전기실까지 만약 물이 차올랐다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았을 것입니다. 


기계실만 침수되었어도 피해가 굉장히 컸습니다. 물에 젖은 소방펌프용 모터는 모두 교체하였고 MCC 판넬 중에서 물에 젖은 부분은 모두 교체해야 했습니다. 수천만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보았지요. 아파트, 오피스텔, 공공기관의 건물 등 기계실과 전기실이 있는 곳이면 위와 같은 Risk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2. 배수펌프의 외형


집수정 배수펌프


이곳은 필자가 근무하는 곳 지하에 위치한 기계실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집수정 2개에 회색 배관이 2개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펌프 자체가 물속에 들어 있어서 볼 수가 없습니다. 집수정 배수펌프 현장의 모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다만 이것만 가지고 '별거 아니네?' 하고 생각하시면 정말 큰일 날 수 있습니다. 이 배수펌프는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관리가 잘 돼야 합니다. 




급수 시스템


인터넷에서 '기계실 침수'로 검색을 하시면 꽤 많은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사례는 기계실에 있는 물탱크가 넘쳐서 발생합니다. 왜 기계실의 물탱크가 넘치게 될까요? 위 그림은 상수도 급수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물탱크가 넘치게 되려면 정수위 밸브가 망가지거나, 수위 시스템이 망가지거나 하면 됩니다. 또한 최후의 보루인 기계실의 배수 시스템도 수위에 의해 자동으로 Pumping이 안 되면 됩니다. 그리고 운전원이 졸고 있는 야간에 이런 일이 발생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이 어떻게 한 번에 일어나게 될까요? 


이유는 상기 시스템들이 무관심 속에서 거의 유지보수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시설관리라는 직종이 이직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저런 설비에 대해서 특별히 보수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관리사무소에서도 저런 것들은 관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니 기계나 센서의 상태가 엉망일 확률이 높고 유지보수가 안된 상태에서 저런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정수위 밸브는 내부를 들여보면 이물질이 막을 확률이 높아서 수위가 높은데도 Close가 되지 않을 확률이 충분히 있습니다. 필자도 시설관리를 하면서 정수위 밸브가 Close 되지 않아서 물탱크의 Level이 계속 높아진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정수위 밸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필자가 과거에 포스팅한 내용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20/05/21 - [별의 시설관리/공조 및 기계] - 정수위 밸브(Constant water level control valve)에 대하여






3. 집수정 배수펌프 시퀀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의 배수펌프 시퀀스입니다. 매우 단순합니다. 선택 스위치를 Manual에 놓고 ON 버튼을 누르면 켜지고 OFF 버튼을 누르면 꺼집니다. 그리고 열동계전기가 있어 과전류가 흐르면 트립이 됩니다. 이 도면에서 알 수 있는 부분은 단순히 여기까지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배수펌프시퀀스가 이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단순하냐면 시공사에서 도면 전체를 주지 않았습니다. 본인들의 Scope만 준 것이죠. 여기서 붉은색으로 자동제어라고 표시된 부분을 빼고 준 것입니다. 물론 자동제어로 되어 있는 부분의 도면은 지금까지 받지 못했습니다. 무책임한 시공사입니다.





위 그림은 필자가 근무하는 곳의 집수정 레벨 컨트롤러에 쓰여 있는 제조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찾은 시퀀스입니다. 위쪽의 제품번호(SEU-54U-2WS)로 찾으니 나왔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붉은색 박스 뒤쪽에 있는 회로가 매우 많습니다. 이것이 없다면 집수정 배수 시스템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배수 시스템은 먼저 소개드린 MCC시퀀스 이외에도 가장 오른쪽의 집수정 레벨센서와 가운데 있는 레벨컨트롤러가 필요합니다. 






4. 집수정 레벨 센서


먼저 가장 오른쪽의 레벨 센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플로트 스위치가 4개가 달려있습니다. 가장 아래쪽에 있는 첫번째 볼은 1, 2번 펌프 기동 정지, 아래에서 2번째 볼은 1번 펌프 기동, 3번째는 2번펌프 기동, 4번째 가장 위에 있는 것은 고수위 경보입니다. 




레벨 센서 각각의 볼 속에는 위와 같이 금속으로 된 또 다른 볼이 들어 있습니다. 레벨이 낮아 볼이 아래 방향일 경우에는 왼쪽의 그림 같이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오른쪽 그림같이 레벨이 올라가서 볼이 위쪽으로 향하게 되면 내부의 볼이 아래로 내려와서 +전선과 -전선을 연결해 줍니다. 일종의 a 접점이지요. 그래서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그런데 레벨 센서에서 레벨 컨트롤러로 가는 전선이 2가닥 밖에 없는 것이 보입니다. 그럼 결선이 어떻게 되어 있는 것일까요? 어떤 원리로 이 4개의 볼이 올라가는 것을 컨트롤러가 구분할까요? 




레벨스위치 결선


위 사진은 레벨 센서 상부의 뚜껑을 열어 놓은 것입니다. 위에서 갈색으로 된 것이 1, 2, 3번 볼에 연결된 선이고 녹색은 가장 높은 4번 볼에서 나온 선입니다. 모두 흰색과 검은색을 서로 묶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답이 있습니다. 


바로 볼 4개가 병렬로 연결된 것이죠. 따라서 볼이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전류가 더 많이 흐르게 됩니다. 1번 볼을 올릴 때는 12mA, 2번 볼을 올릴 때는 19mA, 3번 볼을 올릴 때는 26mA, 4번 볼을 올릴 때는 61mA로 표시가 됩니다. 이 전류 값의 차이를 레벨 컨트롤러가 인식하여 그때에 맞는 동작을 해주는 것이지요.





위에서 보시는 것이 레벨 컨트롤러이고 12mA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1번 볼만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레벨 센서의 종류에 따라서 1번 볼만 올라와 있는 것이 5mA로 표시하는 것도 있으니 제품 설명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5. 집수정 레벨 컨트롤러



맨 처음 소개해 드렸던 업체 회로도에 따라 현장에서 회로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1번 펌프와 2번 펌프 기동 회로는 현장에서 보면 두께가 약간 두꺼워 쉽게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뻔히 a 접점이므로 전선으로 두 접점을 연결해 보니 펌프가 기동하였습니다. 


레벨 센서는 후크메타로 전압을 측정하였고 22V 정도 나오는 것으로 센서로 가는 회로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위쪽의 전원 역시 후크메타로 전압을 측정 220V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고, DDC 판넬로 가는 High Alarm 전선도 후크메타로 전압을 측정하니 24V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참고로 DDC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방금 본 것처럼 레벨 컨트롤러에서는 24V의 High Alarm이 발생하는데 이 신호는 컴퓨터가 알아먹지 못합니다. 그래서 바로 컴퓨터로 연결하지 못하니 위 DDC 기판에 신호가 전달되면 PC가 알아들을 수 있는 신호로 변경되어 DDC 기판에서 랜선을 통해 PC로 신호가 전달되게 됩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은 집수정의 High Alarm만 신호로 물려 놓았습니다.






6. 집수정 관리 팁



집수정 시스템 관리는 아주 가끔 하면 됩니다. 그러나 아예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안 되겠습니다. 먼저는 기계실에 가실 때마다 집수정의 펌프가 AUTO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저것이 MANUAL로 되어 있으면 레벨 컨트롤러의 신호를 전혀 먹지 않습니다. 누가 그랬는지 모르지만, 간혹 MANUAL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필자가 AUTO로 돌려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또한 FAULT로 인해 노란색 램프가 들어오는 일이 있는데 반드시 원인을 파악한 후 정상화해야 합니다. 


또한 위에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레벨 센서에 달린 각 볼을 들어 올릴 때마다 레벨 컨트롤러에서 지시하는 전류 값이 다릅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은 1, 2, 3, 4번 볼을 들어 올릴 때마다 12, 19, 26, 61mA를 지시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아주 가끔 이것들이 제대로 된 값을 지시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오늘은 배수펌프 회로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전기기능사에서 배운 플로트리스 스위치(FLS)처럼 단순하지 않고 조금 더 복잡합니다. 그러나 원리는 동일하므로 위와 같은 레벨 컨트롤러를 쓰는 곳이라면 Vendor 매뉴얼을 한번 찾아보시고 회로를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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