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Life

안녕하세요? 오늘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나온 밀폐공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울러서 필자의 경험들을 토대로 밀폐공간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오늘의 글을 쓰는 이유 역시 밀폐공간이 너무나 위험하지만 위험성을 모르고 접근하다가 큰 사고를 당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 글이 다소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밀폐공간' 이란? 

일단 밀폐공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습니다. 밀폐공간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밀폐공간”이란 산소결핍, 유해가스로 인한 질식ㆍ화재ㆍ폭발 등의 위험이 있는 장소를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다음의 지층에 접하거나 통하는 우물·수직갱·터널·잠함·피트 또는 그밖에 이와 유사한 것의 내부
가. 상층에 물이 통과하지 않는 지층이 있는 역암층 중 함수 또는 용수가 없
거나 적은 부분
나. 제1 철 염류 또는 제1망간 염류를 함유하는 지층
다. 메탄·에탄 또는 부탄을 함유하는 지층
라. 탄산수를 용출하고 있거나 용출할 우려가 있는 지층


2.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우물 등의 내부


3. 케이블·가스관 또는 지하에 부설되어 있는 매설물을 수용하기 위하여 지하에
부설한 암거·맨홀 또는 피트의 내부


4. 빗물·하천의 유수 또는 용수가 있거나 있었던 통·암거·맨홀 또는 피트의 내부


5. 바닷물이 있거나 있었던 열교환기·관·암거·맨홀·둑 또는 피트의 내부


6. 장기간 밀폐된 강재(鋼材)의 보일러·탱크·반응탑이나 그 밖에 그 내벽이 산화하기 쉬운 시설(그 내벽이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것 또는 그 내벽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되어 있는 것은 제외한다)의 내부


7. 석탄·아탄·황화광·강재·원목·건성유(乾性油)·어유(魚油) 또는 그 밖의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는 물질이 들어 있는 탱크 또는 호퍼(hopper) 등의 저장시설이나 선창의 내부


8. 천장·바닥 또는 벽이 건성유를 함유하는 페인트로 도장되어 그 페인트가 건조되기 전에 밀폐된 지하실·창고 또는 탱크 등 통풍이 불충분한 시설의 내부


9. 곡물 또는 사료의 저장용 창고 또는 피트의 내부, 과일의 숙성용 창고 또는 피트의 내부, 종자의 발아용 창고 또는 피트의 내부, 버섯류의 재배를 위하여 사용하고 있는 사일로(silo), 그밖에 곡물 또는 사료종자를 적재한 선창의 내부


10. 간장·주류·효모 그밖에 발효하는 물품이 들어 있거나 들어 있었던 탱크·창고 또는 양조주의 내부


11. 분뇨, 오염된 흙, 썩은 물, 폐수, 오수, 그 밖에 부패하거나 분해되기 쉬운 물질이 들어있는 정화조·침전조·집수조·탱크·암거·맨홀·관 또는 피트의 내부


12.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는 냉장고·냉동고·냉동화물자동차 또는 냉동 컨테이너의 내부


13. 헬륨·아르곤·질소·프레온·탄산가스 또는 그 밖의 불활성기체가 들어 있거나 있었던 보일러·탱크 또는 반응탑 등 시설의 내부


14. 산소농도가 18퍼센트 미만 또는 23.5퍼센트 이상, 탄산가스농도가 1.5퍼센트 이상, 일산화탄소 농도가 30 피피엠 이상 또는 황화수소 농도가 10 피피엠 이상인 장소의 내부


15. 갈탄·목탄·연탄난로를 사용하는 콘크리트 양생 장소(養生場所) 및 가설 숙소 내부


16. 화학물질이 들어있던 반응기 및 탱크의 내부


17. 유해가스가 들어있던 배관이나 집진기의 내부


18. 근로자가 상주(常住) 하지 않는 공간으로서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장소의 내부

 

 

즉 어떤 공간이든 유해가스가 고일 수 있는 공간은 밀폐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지하실이나 선박의 내부 등도 밀폐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수치로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 위의 붉은색으로 표시한 산소농도가 18% 미만 탄산가스농도가 1.5% 이상, 일산화탄소 농도가 30ppm 이상 또는 황화수소 농도가 10ppm 이상인 장소입니다. 

 

 

 

 

 

2. '밀폐공간'의 위험성

출처: https://maritime-mutual.com

그렇다면 이 밀폐공간이 왜 그렇게 위험한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밀폐공간에서 사고가 발생 시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암으로 친다면 췌장암 같이 한번 걸리면 거의 죽는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죽을 확률이 높을까요? 

 

밀폐공간에서의 사고는 질식 사고입니다. 즉 숨을 쉬지 못해서 죽는 사고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숨을 쉬어야 합니다. 그리고 숨을 쉬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한데 산소가 없거나 부족하다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밀폐공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2명 중 1명은 사망하게 됩니다. 

 

 

 

필자가 밀폐공간이 정말 위험하다고 느꼈을 때가 있었습니다. 위와 같이 종형 반응기를 거꾸로 매달아 놓고 내부를 같은 회사 동료가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원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1분도 안 돼서 갑자기 사다리에서 뚝 떨어져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내부의 질소를 공기로 치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이것이 거꾸로 되어 있어 떨어졌으니 망정이지 만약 움푹 파여 안으로 들어가는 타입의 반응기였다면 꼼짝없이 그 속에서 죽음을 맞았을 것입니다. 이 직원에게 물어보니 청소하러 반응기 위로 올라갔는데 순간 의식이 없어졌다고 했습니다. 

 

밀폐공간의 위험성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곳이 위험하다고 느끼고 대피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 마시면 즉사하는 아주 치명적인 독가스와 같이 밀폐공간은 사람이 위험을 느끼고 도망갈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또한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다가 자신도 죽는 경우도 많은 것이 밀폐공간 사고입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631

 

[‘사고사례로 알아보는 일터안전’ 시리즈 - ⑤ 밀폐공간 질식재해] 숨 막히는 죽음의 밀폐공간

지난 3월25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재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발표했다. 산재사고가 빈발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감독할 예정이다. 는 산업현장 산재예방에 도움을 주고자 안전보건공단

www.labortoday.co.kr

 

위의 사고사례는 바로 2021년에 일어난 사고입니다. 이와 같이 밀폐공간 사고는 오래전 사고가 아니라 꾸준히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밀폐공간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또한 위험에 대해 준비하지 못하므로 같은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3. 산소결핍에 의한 인체 반응

출처: 안전보건공단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 여러 가지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필자가 경험하였던 대부분의 밀폐공간들은 산소농도가 6% 이하의 장소였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산소농도가 10% 이하가 되면 의식불명이 되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의 의지로 탈출할 수가 없게 됩니다. 

 

여기서 숨을 못 쉬는 상태로 6분만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없게 됩니다. 가끔 뉴스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운동선수를 심폐소생술을 하지 못해 죽는 경우가 있는데 이 시간이 5~6분입니다. 뇌가 5~6분 동안 산소를 받지 못하면 죽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빨리 살린다 할지라도 뇌에 손상을 입어 장애가 남을 확률이 있습니다. 

 

 

 

 

 

4. '밀폐공간'에 위험한 가스가 있는 원인

그렇다면 왜 밀폐공간에 위험한 가스가 있는 것일까요?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 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불활성 가스의 사용

 

화학공장에서 사용하는 용기는 불활성 가스로 채워 넣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이 불활성 가스의 대표주자는 질소와 아르곤입니다. 이 질소와 아르곤이 용기에 가득 차 있거나 과량이 있는 경우 산소부족 상태가 됩니다. 이런 곳에 들어가 작업을 하게 되는 경우 바로 질식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불활성 가스로 인한 사고가 2013년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질식 사고입니다. 당시 위와 같이 고로에서 작업자 5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고로에 연결된 아르곤이 누출되어 모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필자도 당시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완벽하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저런 불활성 배관을 이격해 놓거나 맹판을 설치하는 것이 맞습니다. 밸브를 잠그는 것으로는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고 당시에는 분명히 사고에 관한 예방조치가 미흡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 미생물의 증식이나 발효, 부패

미생물 증식이나 유기물의 부패·발효 등의 과정에서 공기 중 산소를 소모하거나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메탄 등을 발생시킵니다. 폐수처리장, 정화조, 음식물쓰레기 처리 탱크, 곡물을 담은 사일로, 항온실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주정공장 역시 미생물에 의한 발효로 유해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나 하수구 정화조나 맨홀, 농장에 있는 가축 분뇨 저장소 등에서는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라는 유해가스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황화수소는 미량만 있어도 질식을 일으키기 때문에 정말 위험한 가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뉴스에 돼지 농장에서 질식사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황화수소 농도와 인체영향 ( 출처: 안전보건공단)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황화수소가 1000ppm 이상이 되면 수분만에 의식불명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황화수소는 보통 계란 썩는 냄새가 나지만 농도가 높을 경우 후각을 마비시켜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되므로 매우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황화수소가 오물 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농도가 낮지만 오물을 휘젓고 다니면 순간 농도가 높아져 질식사할 수 있는 위험이 더 큽니다. 

 

 

 

 

 3. 저장용기나 저장 물질의 산화

 저장용 탱크 내벽 또는 저장물이 산화되거나 반응하는 과정에서 공기 중 산소를 소모하여 탱크 내부를 산소부족 상태로 만듭니다. 이것은 철재 탱크 내에 물기가 있거나 장기간 밀폐되면 내벽이 산화(녹이 스는 현상)되면서 탱크 내부의 산소를 소모하거나 아마유, 보일(Boil) 유 등의 도료용 건성유는 건조, 경화될 때 다량의 산소를 소비하며, 대두유, 유채유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한 식물성 식용유도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합니다

 

 

 

4. 그 밖의 원인 

일산화탄소 역시 위와 같이 미량만 있어도 매우 위험한 가스입니다. 일산화탄소는 폐에서 산소보다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훨씬 좋기 때문에 일산화탄소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호흡을 할 수 없습니다. 일산화탄소는 어떤 물질을 연소할 때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 캠핑이 아주 유행하고 있는데 밤에 춥다고 텐트 안에서 연소식 난로를 켜놓고 자다가 질식해서 죽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텐트 안이 밀폐공간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옛날 연탄보일러를 사용할 때 자주 뉴스에 나오는 연탄가스 중독이 바로 일산화탄소에 의한 것입니다. 

 

또한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도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발생하여 대부분 질식사로 숨지게 됩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왜 도망가지 못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도망치다가도 숨을 쉬지 못해 쓰러져 죽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필자의 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근처만 가도 숨이 탁 막히면서 숨을 쉬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일산화탄소의 무서운 점은 무색, 무취이기 때문에 위험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오늘은 밀폐공간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밀폐공간은 산업현장에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모든 곳이 밀폐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글이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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