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냉동기 동파'와 더불어 냉동기 고장의 한 축인 '냉동기 결정 생성'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냉동기를 운전하고자 한다면 상기 두 가지에 대한 원인과 조치 방법에 대해서는 사전에 숙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정은 냉동기 내부의 흡수액이 젤과 같은 상태가 되거나 소금과 같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현상입니다.
1. LiBr 수용액의 성질
냉동기 결정생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LiBr 흡수액의 성질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LiBr은 흡수식 냉동기에 들어가는 흡수액으로 리튬브로마이드라고 합니다. 우리 생활 속에 흔히 쓰는 물질이 아니라서 어떤 성질일지 잘 감이 잡히지 않지만 아주 쉽게 소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금과 성질이 유사하여 냉동기에는 소금물이 흡수액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주기율표(출처: https://www.nbcnews.com)
왜 LiBr이 소금과 성질이 유사할까요? 소금은 NaCl이고 고등학교 때 화학을 배우셨다면 아시겠지만, Li, Na는 알칼리금속이고, Br, Cl은 할로겐 족입니다. 결국 LiBr과 NaCl은 알칼리 금속과 할로겐 족의 화합물입니다. 그래서 화학적으로 유사한 조합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도 성질이 유사합니다. LiBr수용액의 성질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흡습성
LiBr 수용액은 흡습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즉 포화 증기압이 상당히 낮은 물질로, 물을 냉매로 하는 흡수식 냉동기의 흡수액으로 적합합니다. 냉동기의 증발기에서 발생한 수증기를 흡수기에서 흡수하여 증발기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LiBr 용액은 필수입니다. 잘 이해가 안 가시는 분들은 냉동기의 기본원리(흡수식 냉동기에 대하여)를 먼저 보시고 오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2) 비열
흡수식 냉동기에는 약 60%의 LiBr수용액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LiBr수용액의 비열은 물의 비열에 비해 약 절반 정도입니다. 이것은 LiBr수용액의 온도를 올리는 데 적은 열량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냉동기의 효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특성입니다.
3) 부식성
LiBr은 산소 존재 시 금속에 대한 부식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흡수식 냉동기는 진공 용기이므로 냉동기 내부에 산소 혼재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4) 흡수액의 온도와 농도에 따른 특성
흡수액은 온도가 낮을수록 흡수력이 강해지고, 온도가 높을수록 흡수력이 떨어집니다. 또 온도와 반대로 흡수액의 농도가 짙을수록 흡수력이 높아지고 농도가 묽을수록 흡수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LiBr 흡수액은 농도가 높을수록 결정이 쉽게 생성되며, 농도가 묽을수록 결정이 생성되지 않습니다. 온도의 경우는 온도가 낮을수록 결정이 쉽게 생성되며, 온도가 높을수록 결정이 생성되지 않습니다.
이를 쉽게 이해하려면 소금물의 경우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물에 소금물을 녹였다가 차갑게 하면 결정이 생성됩니다. 또한 물에 소금을 많이 녹일수록 결정이 쉽게 생성됩니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재결정'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2. 냉동기 결정 생성의 원인
냉동기 개략도
이제 다시 냉동기로 돌아와서 결정생성의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LiBr 수용액이 냉동기 내부에 있기 때문에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흡수액의 농도가 높아지거나 흡수액의 온도가 낮아지는 경우에 결정이 쉽게 발생하게 됩니다. 냉동기 결정생성의 원인은 크게 아래의 5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냉각수 온도가 너무 낮을 때
냉각수 온도가 너무 낮으면 재생기에서 내려온 짙은 농도의 흡수액이 낮은 온도의 흡수액과 섞이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냉동기 제어 시스템에서는 냉각수 온도가 너무 낮으면 냉각수 입구 온도를 감지하여 냉각수 밸브를 닫아 결정이 생기는 것을 방지합니다. 그러나 흡수액의 농도가 높은 상태에서 쉽게 결정을 회피할 수 없기 때문에 냉각수의 온도를 항상 25~31℃ 범위 내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2) 냉각수의 온도가 너무 높을 때
흡수액의 성질에서 흡수액은 온도가 높으면 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냉각수의 온도가 높아지게 되면 냉동기 전체의 압력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재생기의 온도와 압력이 상승하게 되고 재생기에서 나오는 흡수액의 농도를 높이게 되어 결정이 발생하게 됩니다.
3) 냉동기 내부 압력이 높을 때
냉동기 내부의 압력이 높으면 결정이 쉽게 발생합니다. 냉동기를 운전하다 보면 아무리 기밀이 잘 되어 있어도, 아주 조금씩이라도 공기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추기를 하여 공기를 빼내게 됩니다. 그런데 추기를 하지 않아 냉동기 내부의 공기가 많아지면 냉동기의 압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위의 냉각수 온도가 높아지면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냉동기 내부 압력이 높으면 흡수액의 농도가 높아지게 되어 결정이 발생하게 됩니다. (참고: 냉동기 추기 펌프 운전 방법)
4) 냉각수 유량이 부족한 경우
냉각수 유량이 부족한 경우에도 결정이 발생합니다. 냉각수 유량이 부족하다 보니 위 3)번의 경우처럼 냉동기의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흡수액의 농도가 높아져 결정이 발생하게 됩니다. 냉각수 밸브가 일부 닫혀 있다던가, 냉각수 펌프가 Trip이 될 때도 이런 결정이 생길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5) 흡수액 순환량이 부족한 경우
냉동기의 냉방 싸이클을 조정하는 희액댐퍼의 개도가 너무 많이 닫혀있어 재생기로 흡수액이 원할히 보충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재생기의 흡수액 농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다시 흡수기로 내려오면서 결정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3. 냉동기 결정 생성시 대처 방법
1) 저입열량 운전 실시
저입열량 운전은 온수 제어 밸브 개도를 약 30%로 수동으로 맞추어 운전하는 것입니다. 저입 열량 운전을 하게 되면 흡수액의 전체적인 농도가 낮아지게 되어 결정이 융해됩니다. 재생기로 들어가는 중온수의 양을 줄여버리면 재생기에서 발생하는 증기가 줄어들게 되고 당연히 흡수액의 농도는 낮아지게 되는 것이지요.
2) 블로우 다운
블로우다운 작업을 2~3회 실시하면 결정이 융해됩니다. 이때 주의하여야 할 점은 저입 열량 운전을 충분히 하면서 블로우 다운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블로우다운은 증발기의 냉매를 흡수기로 바로 떨어뜨리는 작업으로 증발기의 냉매가 흡수기로 넘어가면서 흡수액의 농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블로우 다운 작업에 대한 것은 냉동기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각 냉동기 회사의 메뉴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제가 근무하는 곳의 블로우다운 메뉴얼입니다.
냉동기 블로우다운
- 냉동기 제어 시스템 판넬에서 '제어 밸브 수동' 조작 스위치를 눌러 '수동' 상태로 전환하고 온수 제어 밸브를 닫아 저입열량 상태로 만듭니다. (제어 밸브 개도 30~50%정도)
- 위 그림의 블로우 다운 밸브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 Open하도록 합니다.
- 냉매량을 증발기 점검 창을 통해 확인합니다.
- 냉매량이 감소하여 바닥 근처에 이르면 블로우다운 밸브를 닫습ㅇ기니다.
- 이때 냉매가 블로우다운 밸브를 통해 완전히 흡수기로 넘어가 냉매 펌프가 공회전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또한 냉매 펌프가 자동상태에서 정지해 있다면 냉매 펌프를 수동으로 전환하여 기동시켜야 합니다. (블로우 다운 완료 후 자동상태로 원상 복귀하여야 함)
- 블로우 다운 작업이 끝나면 온수 제어 밸브를 순차적으로 열었다가 70%가 되면 자동으로 전환하세요.
- 냉매의 상태가 불량하다고 판단이 되면 위 작업을 2~3회 더 반복 실시합니다.
좀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위 그림을 첨부하였습니다. 증발기 하부에 붉은색 밸브가 냉매 블로우다운 밸브입니다. 평상시에는 잠겨있지만 밸브를 여는 순간 물이 증발기에서 흡수기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흡수기의 흡수액의 농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묽어진 흡수액은 재생기로 넘어가서 재생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복구가 되게 됩니다.
원래 블로우다운밸브의 목적은 흡수액이 증발기로 넘어와서 냉동기의 효율이 저하되었을 때 증발기쪽의 흡수액을 흡수기쪽으로 다시 보내어 정상화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은 냉동기 결정 생성에 대해 포스팅을 하였습니다. 냉동기 결정 생성은 자주 발생하는 일은 아니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운전원은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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