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누전차단기(Earth Leakage Circuit Breaker, ELCB, ELB)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누전차단기는 우리 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기기구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리를 잘 모르는 기기 중 하나입니다.
1. 누전이란?
우리가 물을 호스로 사용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호스에 구멍이 생겨서 일부가 새어나가면 그것을 누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스는 전기에서 전선이나 전기기기가 되고 물은 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기가 전선을 통해서, 또는 전기기기를 통해서 흐르고 있는데 어떤 이유로 전기가 새어 나가고 있으면 그것을 누전이라고 합니다.
출처: https://www.israel21c.org/
이러한 누전이 발생하면 전류는 대부분의 경우 땅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누전이 발생하면 보통 지락(Earth Leakage)란 용어와 같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누전차단기가 Earth Leakage Circuit Breaker입니다.
2. 누전의 위험성
1) 인체 감전 사고의 위험성
심실세동전류, 출처: LS산전
누전이 발생하여 전류가 흐를 때 인체를 매개체로 일정 수준의 전류 이상이 흐르게 되면 심장이 정지하여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를 심실세동전류 라고 합니다. 사람을 가지고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의 정확한 심실 세동전류를 구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실험을 통해서 50mA·초라는 대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어 있고, 여기에 안전율 1.67을 대입하여 30mA·초를 허용 값으로 하여 감전보호용 누전차단기의 성능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누전차단기가 30mA가 누전된다고 감지하였을 때 차단해버리는 것이죠. 그리고 거기에 더하여 물기가 많은 화장실 같은 장소에는 더 누전이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습기가 많은 장소용 누전차단기는 15mA·초의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2) 화재의 위험성
누전 전류가 목재, 스티로폼, 건축재료 및 가연성 물질에 흐르게 되면 열이 발생하여 불이 나게 됩니다. 누전에 의한 화재는 불과 수 A 정도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누전차단기가 설치되지 않아서 전기로 인한 화재가 빈번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아주 오래되거나 열악한 곳에 설치된 전기시설을 보면 섬찟할 때가 있습니다.
위와 같이 전기시설이 열악한 곳이 아직도 매우 많습니다. 특히 전통시장 같은 곳에 가보면 언제 사고 날지 모르는 위험한 전기시설이 많지요. 그래서 저런 곳은 아직도 화재가 발생하여 뉴스에 가끔 보도되기도 합니다.
3) 아크에 의한 기기 손상 위험성
전기아크, 출처: https://www.nopsema.gov.au/
지락에 의한 전류는 아크를 동반할 때가 많으며 엄청난 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아크의 중심온도는 10,000℃ 정도나 된다고 하며, 짧은 시간의 지락전류가 흘러도 전기기기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누전차단기가 없는 예전에는 지락이 발생하면 배전반이 모두 타버리고 전선이 모두 녹아버렸다고 합니다.
3. 누전차단기 외형
누전차단기는 위와 같이 생겼습니다. 가장 큰 글씨로 20A가 쓰여 있는 것은 정격전류입니다. 여기서 붉은색 박스의 안쪽에 있는 글씨가 정격감도전류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30mA와 15mA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정격부동작전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30mA 누전차단기에는 15mA이고 15mA 누전차단기에는 7.5mA입니다. 이것의 의미는 30mA 누전차단기에는 15mA 이하에서는 동작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15mA 누전차단기에서는 7.5mA 이하에서는 동작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만약 정격부동작전류가 없다면 누전차단기가 너무 많이 동작하겠지요?
정격차단전류는 2.5kA이고 이것의 의미는 사고 시 발생한 전류는 적어도 2.5kA까지 무리 없이 차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동작 시간은 모두 0.03초 이내로 되어 있습니다.
4. 누전차단기 동작시 대처방법
누전차단기 동작(출처:LS산전)
누전차단기는 핸들을 위쪽으로 올리면 On, 아래쪽으로 내리면 OFF입니다. 그리고 과전류나 누전에 의한 트립이 발생할 경우는 핸들이 가운데에 오게 됩니다. 이럴 경우 원인을 발견하여 제거한 후에 재투입하려면 핸들을 다시 아래로 내려 OFF 위치에 놓은 뒤 올려야 On이 됩니다. 트립 위치에서 바로 On이 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지난번 소개해 드린 배선용 차단기와 동일합니다.
만약 가정에서 사용하는 누전차단기가 떨어졌다면 가장 먼저 가정용분전함을 확인하여 어느 쪽 누전차단기가 떨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위의 사진은 가정용분전함이고 보통 출입구의 신발장이 있는 곳에 있습니다. 먼저 떨어진 차단기를 다시 올려봅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차단기 핸들이 중간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와 있기 때문에 핸들을 완전히 아래로 내린다음 올려줍니다. 여기서 차단기가 만약 올라간다면 일시적인 과전류에 의한 것이므로 그냥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다시 차단기가 그대로 떨어진다면 어딘가가 이상이 있는 것이므로 콘센트에 연결된 가전기기등을 모두 빼줍니다. 그리고 전등까지 꺼준다음 다시 차단기를 올려봅니다. 여기서도 차단기가 그냥 떨어진다면 전기 공사 업체에 의뢰하여 보수를 해야합니다. 이경우는 선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이 됩니다.
만약 여기서 차단기가 올라간다면 전등을 하나씩 켜주고 콘센트도 하나씩 켜주면서 어디에서 차단기가 떨어지는지 관찰합니다. 차단기가 떨어지는 지점을 발견했으면 해당 전기기기는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AS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주방이나 욕실같이 물기가 많은 곳에서 사용하는 전기기기가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5. 누전차단기 동작시험
누전차단기에는 위 사진의 붉은색 박스 안처럼 트립 버튼이 있습니다. On 상태에서 이것을 누르면 오른쪽 사진처럼 스위치가 OFF로 떨어지게 됩니다. 보통 누전차단기 판매업체에서는 1회/월 동작 시험을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만약 누전차단기가 트립이 안 되는데 계속 사용한다면 큰 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시험 버튼을 눌러서 정상이 아닌 경우 교체하여야 합니다.
6. 누전차단기 동작 원리
출처: https://electricalnotes.wordpress.com/
위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전류는 L을 통해서 원형의 영상 변류기를 거쳐 부하에 이르렀다가 다시 영상 변류기를 거쳐 N으로 빠져나갑니다. 이때 들어가는 전류와 나가는 전류가 서로 반대로 자속을 생성하고 만약 둘이 동일하다면 자속이 상쇄됩니다.
부하에서 누전이 발생하면, L을 통해서 예를 들어 100이 갔는데 N으로 돌아오는 전류는 90이 돌아온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L 쪽의 자속이 더 강하게 되고 이 자속을 통해서 Trip 코일에 연결된 전선에 전류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누전차단기가 작동하여 트립이 되게 되는 것입니다.
누전차단기는 또한 과전류가 발생하였을 때 차단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누전차단기의 내부에 BI-METAL이 들어 있고 과전류 발생 시 이것이 구부러져서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의 원리는 지난번 설명해 드렸던 배선용 차단기와 동일합니다.
7. 누전차단기와 배선용차단기의 차이점
누전차단기와 배선용차단기의 차이점
지난번 배선용 차단기 포스팅(배선용차단기(MCCB)에 대하여)을 참조하여 보시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배선용 차단기는 상과 상이 만나는 단락 사고에 의한 사고 및 기기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반면에 누전차단기는 새어나가는 전류를 감지하여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것을 방지하고, 지락에 의한 기기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유사한 점이 있다면 둘 다 과전류에 대한 보호 기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열동전자형 누전차단기는 배선용 차단기의 동작 특성과 유사한 특성이 있습니다.
출처: LS산전
위의 왼쪽 그림이 열동전자형 누전차단기의 내부모습입니다. 여기서 바이메탈은 오른쪽 그래프에서 시연 동작을 하고, 고정철편과 기동철편은 오른쪽 그래프에서 순시 동작을 합니다. 즉 과전류가 좀 적게 흐를 경우에는 동작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전류가 증가할수록 동작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는 바이메탈의 특성이죠. 하지만 일정 전류 이상이 되면 고정 철편이 기동 철편을 잡아당겨 차단되게 되며 이는 매우 짧은 시간이 됩니다. 지금 말씀드린 내용은 지난번 배선용 차단기의 동작 특성과 유사합니다.
8. 산업용 누전차단기
위 사진은 산업용 누전차단기입니다. 뭔가 버튼들이 많습니다. 오른쪽 가장 위쪽에 보시면 정격감도전류 조절장치가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누전차단기의 감도전류는 15~30mA인데 산업용은 100~500정도로 정격감도전류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 트립표시장치는 누전으로인한 트립시에만 위쪽으로 튀어올라옵니다. 그외에 과전류나 단락사고에 의한 트립시에는 튀어나오지 않는 장치입니다.
그 아래 노란색 테스트 버튼은 기존 설명드린 테스트 버튼과 같습니다. 고의로 전류 불균형을 만들어 트립을 시키는 장치입니다. 다만 이 장치는 전원이 없을 경우에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 아래쪽 붉은색 버튼은 기구적 트립 테스트 버튼입니다. 이것은 누전차단기에 전원이 있든 없든 강제적으로 트립시키는 장치입니다. 배선용 차단기 같은 경우는 전원이 있든 없든 트립버튼이 작동을 하는데 누전차단기는 전원이 있어야만 트립이 되는 방식이어서 기구적 트립테스트 버튼을 추가했습니다.
9. 배선용 차단기와 누전차단기 배치순서
보통은 위처럼 배선용 차단기를 먼저 설치하고 누전차단기는 부하쪽에 설치합니다. 몇몇의 예외도 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분전반이 저렇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위와 같이 설치하면 부하쪽에 문제가 발생한 쪽만 누전차단기가 떨어지게 되므로 효율적입니다. 만약 누전차단기를 먼저 설치하게 된다면 누전이 발생할 때 전체 전기가 모두 나가게 됩니다.
위 사진은 예외적인 것으로, 누전차단기(파란색 박스)가 Main이고 배선용차단기(주황색 박스)가 하부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냉,난방 콤팩트 유닛의 배전반으로 배선용 차단기 하부 부하는 모두 전기모터입니다. 이런식으로 누전차단기가 Main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배선용차단기를 Main에 설치합니다.
오늘은 누전차단기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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